2005.6.9 (목) 03:04  

남가주대 박사과정 안정민씨, `네이처'에 연구논문 발표 기존 휴대용 배터리 대체 전망..초소형 고용량 배터리 연구주력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해외 유학중인 한국인 과학도가 현재 널리 쓰이는 휴대형 배터리보다 50∼100배의 효율을 가진 연료전지를 개발, 실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남가주대(USC) 항공우주공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안정민(安晸敏ㆍ32)씨는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킬 때 필요한 열을 스스로 만들고 이 때의 온도를 크게 낮춤으로써 기존 `고체 산화형 연료전지'의 단점을 해결, 실용화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안씨의 연구논문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9일자에 실렸다.

현재 휴대전화 등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50∼100배의 효율을 가져 주목받고 있는 메탄올 배터리는 메탄올의 고분자막 투과성과 습도변화 민감성 등으로 실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탄올 배터리의 대안으로 등장한 고체 산화물형 연료전지도 어디서나 쉽고 값싸게 구할 수 있는 프로판, 부탄가스 등을 연료로 이용하면서 메탄올 배터리의 단점을 해결했지만 여전히 실용화의 벽에 부딪혀 있었다.

즉,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는 에너지를 발생하는 과정에서 섭씨 800∼1천도의 높은 온도가 필요하며 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열을 가해줘야 하는 데 이는 휴대용 배터리로 실용화하는 데 결정적인 문제점이 되고 있다.

안씨의 이번 연구성과는 이같은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의 단점을 완전히 해결함으로써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의 실용화에 성공한 것.

우선 새로운 촉매제를 개발해 촉매 산화반응을 통해 전기 에너지 발생에 필요한 열을 연료전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했다.

또 연료전지 외부를 감싸는 `열 순환기'를 독자적으로 개발, 뜨거운 공기와 차가운 공기의 순환이 적절히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열 손실을 대폭 줄이고 에너지 발생때 필요한 온도를 섭씨 800∼1천도에서 500도 가량으로 낮췄다.

즉, 외부의 열 공급장치 없이 스스로 열을 내면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휴대에 편리하게 연료전지의 표면온도를 크게 낮추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안씨는 이번 연구에서 동전보다 작은 크기의 연료전지 2개를 만들어 1.5V(볼트)의 MP3 플레이어를 작동시켜 실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안씨의 연구결과는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쓰이고 있는 휴대전화, 휴대용 카메라, PDA 등 휴대용 전자제품에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그는 "앞으로 단추정도로 크기를 줄이면서 여러개의 연료전지를 합침으로써 초소형 고용량 연료전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는 서울에서 졸업한 뒤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 1994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렌슬레어 공과대에서 기계공학부를 마친 뒤 미시간대에서 항공우주공학 석사과정을 거쳤으며 올 연말 남가주대 항공우주공학부 박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다.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