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20.10:55

‘르 플뤼’이교보ㆍ정제씨
이색 아이템으로 공략…공룡 브랜드에 도전장

‘형제는 용감했다(?)’영화 제목이 아니다. 최근 서울 청담동에 ‘르 플뤼(Le Plus)’라는 이름으로 보석점을 낸 형제를 두고 나온 말이다.

‘르 플뤼’ 대표인 형 이교보(35ㆍ왼쪽) 사장과 동생 이정제(33) 이사는 까르띠에, 샤넬, 쇼메 등 쟁쟁한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청담동 부티크가에 도전장을 내밀고 아담한 가게를 꾸몄다. 번쩍거리는 대리석으로 휘황찬란하게 꾸며진 여느 보석점과는 달리 ‘르 플뤼’는 고풍스러운 앤티크 가구와 멋스러운 앤티크 회화들이 내걸려 마치 문화공간에 온 듯하다. 보석류도 기존에 보아왔던 것과는 달리 참신하고 독특한 것이 많아 신선함을 준다. 18, 19세기 앤티크 보석을 다수 선보이고 있는 것도 특이점.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화제를 끄는 것은 형인 이 사장이 미국 USC에서 치의학을 전공한 치과의사라는 점. 이 사장은 안정된 길을 버리고 최근 방향을 180도 틀어 보석사업가로 변신한 것.“치과의사가 엉뚱하게 보석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모두들 의아해합니다. 뜯어말리는 사람들이 많았죠. 힘들게 공부한 것이 아깝지 않느냐는 거죠. 게다가 청담동이 어떤 곳입니까. 경쟁력이 없으면 가차없이 퇴출되는 곳이죠. 하지만 자신있습니다. 유럽에서 최고를 달리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아이템을 독점공급할 예정이니까요. 게다가 보석에 미치다시피 한 동생이 있으니 전 큰 틀만 잘 잡으면 됩니다.”동생(이 이사)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는 이 사장은 “작지만 내 사업을 시작해 경영의 묘미를 체험해보고 싶어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형의 이 같은 도전을 가능케 한 것은 보석을 전공한 후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내로라하는 보석 브랜드에서 4년여간 마케팅이며 영업을 익혔던 동생의 경험이 밑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다.

보석전문가인 이 이사는 “한국에 명품 브랜드는 죄다 들어와 있지만 보다 참신하고 이색적인 ‘디자이너 주얼리’ 부문은 아직 취약한 편”이라며 “우리 숍에서는 18세기 아르누보 시대의 화려함이 느껴지는 프랑스의 하이앤드(최고급) 보석 브랜드 ‘MARION(마히옹)’을 비롯해 이탈리아인들의 과감한 창조성이 돋보이는 ‘CALLGARO(깔가로)’, 지중해의 신비함을 재해석한 ‘LITHOS(리또스)’ 등을 통해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앤티크 주얼리와 디자이너 주얼리의 진면목을 국내에 널리 소개하고 정기적으로 주얼리 컬렉션과 세미나를 진행해 보석문화를 체계적으로 정착시키는 게 우리의 꿈”이라고 덧붙였다.

이씨 형제는 “프랑스어로 최고를 뜻하는 ‘르 플뤼’를 가게 이름으로 택한 것처럼 최고를 지향하되, 가격만큼은 합리적인 선을 제시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