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5 (수) 15:52  
  
[iSportsUSA.com]USC를 대학풋볼 최강으로 이끈 피트 캐롤(54)은 NFL에서는 쓴맛을 본 지도자다. 1994년 뉴욕 제츠에서 첫 감독으로 부임한 캐롤은 6승10패의 성적표를 쥐고 1년 만에 해고됐다. 2년 동안 샌프란시스코 49ers 수비코치로 활동한 캐롤은 97년 뉴잉글랜 패이트리어츠의 부름을 받는다.

첫해 10승6패, 이듬해 9승7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99년 8승8패로 주저 앉았다. 그러자 로버트 크래프트 구단주는 캐롤을 해고하고 수비의 대가 빌 벨리칙을 영입했다. 캐롤은 퍼시픽 대학 졸업 이후 처음 실업자가 됐다. 1년을 쉰 캐롤은 대학풋볼 명문 USC와 5년 계약을 체결, NFL과 인연을 끊었다. 캐롤은 1984년부터 줄곧 NFL에서 수비코치로 활동했었다.

USC는 캐롤이 부임하기 전 이미 난파선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내셔널챔피언은 고사하고 메이저리볼 진출도 가뭄에 콩나 듯 나갔다. 90년대들어 로즈볼 진출이 딱 한번(1995년) 있었다.

풋볼은 단숨에 성적이 올라가는 종목이 아니다. 보통 5년, 7년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USC는 캐롤과 5년계약을 맺었다. 2001년 캐롤이 지휘봉을 잡은 첫해 USC는 6승6패를 기록했다. 캐롤로의 USC호는 라스베이거스볼에서 유타에게 10-6으로 패했다.

NFL에서 잔뼈가 굵은 캐롤의 능력은 부임 두번째 해에 나타났다. 정규시즌에 10승2패를 마크한 USC는 오렌지볼에 출전, 아이오와를 38-17로 누르며 주목을 받았다. 2003년 USC는 예전의 내셔널챔피언다운 모습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이 해 옥에 티는 정규시즌에서 약체 캘리포니아에게 덜미를 잡혀 무패로 시즌을 끝내지 못한 점이었다.

정규시즌 랭킹 3위에 머물렀던 USC는 미시건을 28-14로 누르고 LSU와 공동 내셔널챔피언으로 등극했다. 1978년 이후 25년만에 전국 1위 복귀였다. 전력이 더 탄탄해진 캐롤의 USC호는 2004년 시즌 무패(12승)로 내셔널챔피언을 가리는 BCS 오렌지볼에 참가, 오클라호마를 대파하고 2년 연속 전국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캐롤은 USC 부임 4년 동안 3차례나 팀을 BCS볼에 올려 놓으며 트로전스의 옛 영광을 재현하는데 앞장섰다.

[사진] USC의 피트 캐롤 감독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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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