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예방을 위해 고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아시아계 학생들을 강제 격리시키는 등 사스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조치가 대폭 강화되면서 인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BBC방송 등 영국 언론은 18일 홍콩 등 사스 발생 지역을 방문하고 귀국한 150여명의 아시아계 학생들이 영불해협의 와이트섬과 도싯주에 마련된 캠프에 강제 격리돼 인종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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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사학 명문 이튼을 포함한 일부 기숙학교에서는 학기 시작 전 10일 내에 사스 발병 지역에 다녀온 학생들에게 등교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콩 특별행정구 대변인은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이튼 스쿨의 조치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반발했다.
비아시아 국가 중 사스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캐나다는 지난달부터 무려 7000명이 온타리오주 보건당국으로부터 가택 격리를 요청받아 이 중 650명이 강제 격리되는 등 지나친 방역활동으로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와 남가주대(USC)는 사스 감염을 우려,중국과 홍콩에 체류 중인 재학생들에게 귀환을 지시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등 UC 계열 캠퍼스는 베이징대와 베이징사범대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중단,재학생 44명에게 “즉각 떠나라”고 명령했다. 남가주대도 국제교육교류위원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베이징대에 가 있던 학생 3명이 프로그램이 취소돼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사스 위험 국가인 싱가포르의 경우 집밖 출입을 금지당한 사람들이 규정을 어길 경우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입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사스 피해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아 19일 현재 전세계 사스 감염자는 3000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최소 185명이 사망했다. 국별 사망자 수는 홍콩이 81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67명,싱가포르 16명,캐나다 13명,베트남 5명,태국 2명,말레이시아 1명 순이다.
홍콩에서는 환자 12명이 추가로 숨져 지난달 사스 발생 이후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31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보고돼 감염자 수도 1358명으로 늘어났으며 신규 감염자 중에는 의료진 2명도 포함됐다.
사스 환자 수를 축소,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온 중국 위생당국은 20일 국내 사스 환자는 모두 1807명이며 사망자 수는 79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은 베이징에서만 지금까지 339명이 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18명이 숨지고 402명은 감염 의심 환자로 분류돼 정밀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베이징의 사스 감염자는 37명,사망자는 4명으로 밝혔었다.
정재웅기자·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