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4.14 (목) 14:13  

[일간스포츠 한용섭 기자] 한화의 새로운 용병 타자 마크 스미스(35.사진)는 전형적 백인 모범생으로 학구파이다. 미국의 명문 대학 남가주대(USC)를 나온 그는 독서가 취미다. 조용한 성격인 그는 원정길에도 항상 책을 들고 다닌다.

미국에서도 내로라 하는 대학을 나온 스미스는 한국에 와서 한창 '찍기 과외'를 배우느라 바쁘다. 과외 선생은 우경하 한화 타격 코치와 서석기 기록원. 스미스는 매일 경기 전 서석기 기록원이 만든 두툼한 상대 투수 전력 리포트를 들고 우 코치로부터 과외를 받는다. 상대 투수들의 구질과 장단점을 설명 듣고 이것저것 투수 상대 요령을 배우는 것. 한국땅에 첫 발을 내디딘 스미스는 눈을 말똥말똥 뜨고 귀를 쫑끗 세우고 듣는다.

경기가 시작되면 스미스는 자신의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또 한 차례 '집중 과외'를 받는다. 이때는 주로 상대 투수의 한 구질을 찍어서 대비한다. 예를 들어 직구, 슬라이더, 커브를 구사하는 투수를 상대한다고 하면 그날 투구 패턴과 주무기로 구사하는 구질 등을 고려해 특정 구질을 찍어 대비하는 것이다.

스미스는 지난 12일 롯데전에서 손민한의 직구를 콕 찍어 마음의 준비를 했다. 스미스는 2회 손민한의 직구를 받아쳐 좌중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 한 방은 초반 0-2로 끌려가던 스코어를 동점으로 만들었고 정민철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해 역전승의 디딤돌이 됐다. 과외 효과 만점. 이후 중전 안타를 추가했고 볼넷도 2개나 골라 2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했다. 스미스는 지난 10일 SK전에서도 1회 좌월 스리런 홈런으로 쏘아올렸다. 2경기 연속 홈런 기록.

스미스는 "아직 한국 야구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다. 좀 더 경기를 치르면서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지난 5일 몸에 맞는 볼로 한 경기를 쉰 후로 오히려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쁜 볼에 방망이가 좀처럼 나가지 않는 상태에서 집중 '찍기 과외' 효과로 스미스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